아집

'내'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맞고, 무조건 옳다. 누가 뭐라고 해도 상관이 없다.
황우석 때도 그랬다. '사실'은 상관이 없다. '내'가 믿기로 작정한 사람이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황우석은 아무 잘못이 없다. 이런 사람들 보면 기가 막힌다.
놈현이 주접을 떨어도, 주접을 떤 사실이 밝혀져도 '내'가 믿기로 작정한 사람이니까, 무조건 옳고 결백하다. 이런 사람들 한심하다.
영어 잘하고 싶다고 해서 '방법'을 가르쳐줘도, '내'가 하는 방식이 있으니까 절대 고칠 수 없다. 이런 사람들...
'나'를 버리는 길이 무척이나 어렵다고 한다. '나'를 버린다는 말이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 세월이 가면서 조금씩은 알 것도 같다. '나'를 버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하나도 얻을 수가 없다. '살신성인'이라는 말을 배우기는 했지만, '살신'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여지껏 살아 오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중에서 '존경할 만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전부 '나'를 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나'의 존재를 아무한테도 강조하지 않는다. '귀'도 열려 있고, '눈'도 열려 있고, '마음'이 열려 있다. 부럽기만한 사람들이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독단'을 버리고, '나'를 버리고 '남'을 수용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고, '남'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봄 날씨가 완연해 지면서 더운 느낌이 들었다. '나'를 감추고 있던 옷차림이 점점 가벼워지는 계절이 되었다. 옷차림에서만이 아니라 '나'를 겹겹이 싸고 있는 울타리를 하나씩 걷어 내야겠다.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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